종합 조선일보 2026-08-12T15:43:00

[일사일언] 인공지능이 보는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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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공지능에 자신을 그려 달라는 사람이 많다. 직업, 성격, 취향, 자주 쓰는 말투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은 순식간에 이미지 한 장을 만들어 낸다. 누군가는 자신을 판타지 세계의 인물처럼 그려 달라고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하루를 커뮤니티 게시글처럼 써 달라고 한다. 장난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묘한 진심이 있다. 우리는 기계에 “나를 그려 줘”라고 말하면서 사실은 “너는 나를 어떻게 보고 있니?”라고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사진은 내가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을 남긴다. 초상화는 누군가가 바라본 내 얼굴을 담는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만든 이미지는 무엇을 담을까. 그것은 실제의 나도 아니고, 타인의 시선만도 아니다. 내가 건넨 말과 데이터, 그 말 사이의 빈틈을 기계가 조합해 만든 또 하나의 자화상이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사람을 설명해도 매번 조금씩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어떤 날의 나는 책상 앞에 앉은 사람으로, 또 어떤 날의 나는 거대한 도서관을 헤매는 사람으로 나타난다. 인간이 원래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