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6-07T18:00:00
“곤(困)할 때는 침묵하라”… 패자를 일으켜 세우는 ‘불극송’의 미덕
원문 보기지난 주 선거로 상심한 분들 많겠다. 투표를 앞두고선 ‘운명 모독’ 같은 강한 언사로 ‘선거 중독’을 경계했지만, 그 또한 지난 일이다. 선거에서 떨어진 분들, 또 그들을 돕다가 낙담한 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선거는 늘 승자보다 더 많은 패자를 남긴다. 승자는 잠시 환호하지만, 패자는 더 오래 자기 삶을 추슬러야 한다. 주역(周易)의 메시지는 어쩌면 패배와 곤궁의 처지에 더 들어맞는다. 사실 주역을 이해한다는 것은, 질서 속에 감추어진 무질서를 간파는 것이다. 64괘의 체계 안에 담긴 점사들은 사실은 흩어진 모래알이다. 64괘라는 코스모스 뒤에는 더 깊은 카오스 세계가 펼쳐진다. 주역이 오래 살아남은 까닭도 거기에 있다. 세상을 말끔한 도식으로 정리하지 않고, 인간사가 본래 흔들리고 어긋나는 것임을 전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