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4-22T15:42:00
[일사일언] 죽기 전까지 감탄하는 삶
원문 보기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에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후반부, 주인공 그레이스가 한 행성을 보며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짧은 장면인데, 나 역시 그 아름다움에 경탄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내 마음이 뭉클했던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그레이스가 그 행성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아무도 없는 우주 한가운데서 홀로 죽음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죽음 앞에서도 아름다움을 감각하는 것.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뫼르소가 떠올랐다.나는 어릴 때부터 줄곧 죽음을 두려워했다. 그 비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허무함을 해소하기 위해 종교에 천착하기도 하고 상담도 받아봤다. 그러나 명쾌한 해결책은 없었다. 그 와중에 누군가 ‘이방인’을 추천했다. 예술의 힘이 그러하듯, 나는 ‘이방인’에서 지식적 명제가 아닌 실천적 명제를 배웠다.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확정된 보편적 진실이며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러한 “세계의 다정한 무관심”은 허무함이 아닌 해방감이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