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20T15:38:00
[일사일언] 귀신보다 직장이 더 무서운 MZ들
원문 보기예전 방송사에선 여름마다 납량특집을 내보냈다. 그 시절, 어떤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느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전설의 고향’을 꼽을 것이다. 지금 젊은 세대에겐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전설의 고향은 여름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요즘 기준에선 분장이나 촬영 기법이 단순하고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특정 장면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공포 콘텐츠는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반영하는 기제로 작동한다. 과거엔 귀신이 대표적이었다. 억울하게 죽은 처녀귀신, 원한을 품은 망자, 도깨비와 같은 존재가 등장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공포의 대상이 점점 현실 속 소재로 바뀌었다. 예컨대 ‘여고괴담’ 시리즈가 입시 경쟁, 학교 폭력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담은 공포물이었다. 이처럼 공포 시리즈는 그 시대 사회의 불안을 반영해왔다. 최근 한국 공포는 역사적 기억이나 사회적 불안을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방송·영화를 넘어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