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4-01T15:42:00
[일사일언] 반드시 ‘주인공’이어야 할까?
원문 보기언제부턴가 노래방을 가는 것이 싫었다. 노래를 부르거나 듣는 게 싫은 건 아니었다. 내가 마이크를 잡으면 동석자들은 잠자코 내 노래를 듣고만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이상하게도 불편했다. 노래를 잘하든 못하든 3~4분 동안은 마이크를 쥔 사람이 주인공이며 다른 사람은 조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딴짓을 하고 싶어도, 마이크를 붙잡고 노래에 끼고 싶어도 참는 것이 노래방의 불문율이니까.살면서 스스로 주인공이라고 느끼는 순간은 흔하지 않고, 노래방에서나마 주인공이 되는 것은 그래서 충분한 동기와 효용을 갖는다. 다만 지금의 나로서는 거기 작동하는 작위성과 비대칭성이 조금 싫을 뿐이다. 반드시 타자를 조연으로 만듦으로써만 주인공이 될 수 있나? 아니, 주인공이 꼭 돼야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