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시스 2026-08-06T21:00:00

"캐리어 대신 돗자리"…폭염에 공항으로 향하는 어르신들[출동!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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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정재훈 인턴기자 = 지하철 무료로 타고 올 수 있고, 또 오면 마음이 한가롭잖아요. 은행은 좀 불편해요. 뭔가 갇혀 있는 생활에서 조금 벗어나는게 좋아요. 집에 있으니까 너무 더워서 밖에 나왔어요. 답답하기도 하니까 바람 쐬려고 나온 거지. 점심거리는 집에서 다 싸왔어요. 지난 6일 오전 11시, 기자가 찾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안에는 하계 성수기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입국하는 승객들 외에 캐리어 등 여행가방 없이 공항 내 벤치 등에 앉거나 누워서 쉬는 어르신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연일 36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공항에서 피서 를 보내는, 이른바 공캉스(공항+바캉스) 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는 수도권 전철 무임승차 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 교통비 부담이 없기 때문에 매년 여름 노인 피서객이 증가하는 추세다.공항철도에 따르면 지난달 공항철도 노인 이용객은 165만41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154만6310명)보다 10만7802명(7.0%), 2024년 7월(137만4884명)과 비교하면 27만9228명(20.3%) 증가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전국 곳곳에 무더위쉼터와 경로당 냉방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들은 공항철도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의 실내 온도는 24시간 24~26도로 유지되는 데다 내부가 넓고 식수대, 화장실도 쾌적해 노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공공시설이라 백화점이나 카페처럼 돈을 쓰지 않아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무료로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공캉스 노인이 매년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이들은 주로 공항 내에서도 비행기 활주로를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 교통센터 등에서 주로 걷거나 앉아서 뜨거운 낮시간을 보낸다. 간혹 돗자리를 깔거나 집에서 가져온 과일 등 음식을 먹는 이들도 있다. 이날 인천공항 안에서 만난 60대 A씨는 예전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하느라 외국을 많이 다녀서, 옛날 생각이 나 잠깐 쉬었다가 가려고 놀러 왔다 며 오늘 처음 왔는데 내부를 산책할 수도 있고 좋다. 집에서 먹을 것을 싸와서 먹고 집에 가려고 한다 고 말했다. 인천 부평 주민이라는 80대 B씨는 넓고 탁 트여서 시원하고 좋다 며 자주는 안 오는데 지하철 타고 금방 올 수 있으니까 편하다. 오전 10시 40분쯤 왔다가 식사하고 오후 3~4시쯤 집에 간다 고 말했다. 매년 극심해지는 무더위와 비례해 공항에서 피서를 즐기는 어르신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린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공시설인 만큼 공항이 쉼터 역할을 하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반응과 일반 승객 및 영업장에 민폐를 끼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시선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을 찾은 고령자들의 안전 관리를 위해 제1·2여객터미널에 구급 대기실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위급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5분 내에 현장에 출동할 수 있도록 대응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공항철도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공항을 무더위 휴식 공간으로 찾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며 일반 이용객들도 불편 없이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나가겠다 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