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외투 빌려 입었을 뿐인데"…20년 뒤 악성 폐암 걸린 딸
원문 보기[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작업복을 즐겨 입었던 한 여성이 수십년 뒤 악성 폐암에 걸린 사연이 알려졌다.17일(현지시각) 더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헤더 본 세인트 제임스(57·여)는 1980년대 집 앞마당에 있는 반려 토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문 옆에 걸려 있던 아버지의 짙은 파란색 외투를 자주 빌려 입었다.당시 헤더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아버지 롤랜드의 파란색 외투에 묻은 회백색 먼지가 발암물질인 석면 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그저 아버지의 체취가 묻은 그 외투를 입는 게 좋았을 뿐 이라고 회상했다.시간이 흘러 36세가 된 헤더는 첫 아이를 임신한 뒤 몸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산후조리 과정에서 겪는 피로감인 줄 알았으나, 가슴 위를 트럭이 짓누르는 듯한 심한 압박감과 고열은 점차 심해졌다고 한다. 이후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헤더의 폐 근처에서는 종양이 발견됐다.의사가 내린 진단명은 악성 중피종 으로, 석면 노출로 인해 발생하는 악성 폐암이었다. 수술을 받지 않을 경우 그녀의 남은 수명은 15개월에 불과했다.이에 헤더는 보스턴의 전문의를 찾아가 왼쪽 폐와 갈비뼈 한 개, 흉막, 심장 내막, 횡격막 일부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4차례의 온열 항암 치료와 30번의 방사선 치료를 견뎌냈다.기적적으로 암을 극복한 헤더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한쪽 폐로만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데 어려움이 있고 왼쪽 손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후유증은 남았지만, 그녀는 현재 석면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알리는 인권 활동가로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헤더는 악성 중피종 진단을 받고 20년 동안 생존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며 내 사례가 절망에 빠진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고 전했다. 한편 그녀의 아버지 롤랜드는 지난 2014년 신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의료진은 이 역시 석면 노출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