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5-03T15:41:00
[일사일언]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
원문 보기“그의 육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다 사라져 없어져버릴 때, 죽은 사람은 다시 죽는다. 그의 사진을 보거나, 그의 초상을 보고서도, 그가 누구인지를 기억해내는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될 때, 무서워라, 그때에 그는 정말로 없음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 없음의 세계에서 그는 결코 다시 살아날 수 없다.”기형도 시집에 실린 문학평론가 김현의 애도이자 헌사다. 지난주 두산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연극 ‘모어 라이프’를 보고 나오는 길, 이 문장이 떠올랐다. 작품은 반세기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이 세계에서는 죽은 사람의 뇌에서 추출한 디지털 데이터를 인공 신체에 이식해 존재를 복원해낼 수 있다. 그런데, 이 복원된 존재를 과연 ‘살아 있다’고 부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