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10T15:38:00

경지에 오른 추사체… 벗들이 있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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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으로 장식한 분홍빛 종이 위에 힘 있게 써내려간 두 폭 대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쌍채필산호가(無雙彩筆珊瑚架), 제일명화비취병(第一名花翡翠甁)’. 7자씩 대구를 이룬 먹글씨가 춤추듯 유려하면서도 자유분방하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71세에 북청 유배 시절의 제자 요선(堯仙) 유치전에게 써준 것이다. 둘도 없는 붓을 꽂은 산호 붓걸이와 제일 아름다운 꽃이 피는 비취색 꽃병, 즉 귀하디귀한 기물이라는 문구를 가장 화려한 종이 위에 아끼는 제자를 위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