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5-02T20:00:00

‘가부장 화신’에서 ‘육아 투사’ 된 한 중년 남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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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뭐 그리 대수라고, 기저귀 한 번을 안 갈아줬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 장손은 이보다 더 대승적인 일을 해야 했다. 부엌은 금남(禁男)의 구역. 다 차려진 밥상에서 한술 뜨기만 했지, 손에 물 묻히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출근길에 묶어둔 쓰레기 봉투를 한 번 버리고는 스스로 ‘가정일도 도울 줄 아는 남편’이라 여겼다. ‘가부장제의 화신(化身)’이라는 소릴 들었다. 그래도 슬하의 아이들은 잘 컸다. 아내 혼자 갈려나간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