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11T15:38:00
[일사일언] 보호자는 처음이라
원문 보기“또또야, 나는 우리가 꼭 기생충 같아. 왜 그 영화 있잖아, 남의 집에 얹혀사는.” 부모님을 서울의 내 자취집으로 모셔 와 뿌듯함에 젖어 있을 때 엄마는 말했다. 두 분은 몇 해 전 내 애칭을 딴 술집 ‘또또포차’를 운영하다 팬데믹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나는 엄마 몸에 생긴 두 종류의 암으로 그간의 일들을 짐작할 수 있었다.“엄마가 나 키웠으니까, 내가 이제 엄마 키우는 거지. 인생이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우리 오래 생각하지 말자 엄마, 나도 보호자는 처음이야.” 나는 두 분을 부양하기로 마음먹고 줄곧 씩씩한 태도로 살았다. 내가 부모였던 적이 없어 자식의 집에 살아야 하는 부모의 마음을 알 길이 없었기에 함부로 그 마음을 안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모르는 게 미안해서 더 밝게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