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4-24T15:41:00

[강동호의 시보다 낯선] 캐러멜의 끈적임, 설탕물의 찰랑임… 입안에 도는 감각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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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경의 세 번째 시집 ‘러브 온 더 락’은 지금 젊은 독자들에게 가장 뜨겁게 지지받는 시인이 동시대의 사랑을 어떤 감각으로 새롭게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집이다. “너에게 구체적인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고백’)는 고백과 함께 시작되는 이 시집에서 사랑은 분홍색 캐러멜의 끈적임, 복숭아 통조림 속 설탕물의 찰랑임 같은 감각적 이미지로 출몰한다. 그 감각들은 서로 뒤섞이고 으깨지고 번져 가면서, “뭔가 다른 모양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러브 온 더 락’)는 예감 속에서 자꾸만 다른 모양으로 변형된다. 그래서 고선경의 시를 읽고 있으면 사랑은 귀엽지만,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맛으로 번져가는 느낌의 사건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