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뉴시스 2026-04-27T19:30:00

2만4000년 얼어 있던 '좀비 벌레'…해동 후 번식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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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백유정 인턴기자 = 2만4000여년 동안 얼어 있던 미세 생물이 해동 후 다시 살아나 번식까지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25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연구진이 실험한 생물은 담수 환경에서 흔히 발견되는 작은 다세포 생물 로티퍼(rotifer) 다. 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을 만큼 작은 생물이지만,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강한 생존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로티퍼는 약 2만4000년 전 빙하기 당시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깊은 곳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빙하기에 형성된 두꺼운 얼음층이 로티퍼를 수만 년 동안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특히 주목할 점은 해동 이후 로티퍼가 단순히 살아난 데 그치지 않고, 무성생식까지 다시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수만 년 동안 냉동 상태에 있었음에도 세포 구조가 손상되지 않았다는 강력한 증거 라고 설명했다.연구를 이끈 러시아 연구진의 스타스 말라빈은 로티퍼의 생존 비결로 잠복기 를 꼽았다. 이는 대사 활동이 거의 멈춘 상태를 의미한다.그는 이번 연구는 잠복기를 통해 다세포 생물이 수만 년을 견딜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 라며 잠복기 상태에서는 대사 활동이 극도로 느려져 탈수나 산소 부족 같은 극한 환경도 버틸 수 있다 고 말했다.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냉동이나 방사선으로 인한 세포 손상을 생명체가 어떻게 극복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극한 환경이나 우주 환경에서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을 탐구하는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다만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매머드 같은 대형 포유류 복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생물의 구조가 복잡할수록 냉동과 해동 과정에서 치명적인 세포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