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7-23T18:00:00

“인사안 건드리지 마라”… 박정희의 결정적 순간마다 나타난 백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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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은 결코 놀라는 일이 없어야 한다(Commander never surprise).” 맥스웰 테일러 신임 미8군 사령관의 신념이었다. 그는 이 신념을 백선엽 장군에게 여러 번에 걸쳐 이야기했다. 테일러는 오랜 준비,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신중한 판단을 내리는 스타일이었다. 따라서 백선엽 참모총장이 추진하고 있던 한국 포병 사령관 16명의 단체 장성 진급 건의안은 그의 구미(口味)에 맞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포병 육성에 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던 테일러였다. 그러나 강력한 거부의사에 그냥 물러설 백선엽도 아니었다. 언쟁(言爭)이 벌어질 수도 있었으나, 백선엽은 세 치 혀에 의존하는 말싸움에 능하지 않았다. 묵묵하게 인내하며 큰 목표를 차질없이 이뤄내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그는 ‘우회’의 방편으로 “시험이라도 본 뒤 결정하자”고 제안했고 까다로운 테일러조차 어쩔 수 없이 그 안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