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7-23T15:37:00
[일사일언] 나폴리 아니라 충남 당진의 ‘산타 루치아’
원문 보기오전 일찍 도착한 당진은 전날 내린 비로 눅눅했다.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에 택시 기사님께 비가 많이 왔는지 물었다. “논두렁에 물도 다 안 빠졌슈.” 얼마나 왔다는 건지 헷갈리는데, 두렁에 물이 넘칠 만큼은 아니라는 부연이 돌아왔다. 웃음이 터졌다. 당진에서 처음 각인된 소리는 택시 기사의 해학이 깃든 충청도 특유의 느긋한 어조였다. 비가 갠 오전, 마티네 공연에서 연주와 해설을 맡았다. 주제는 ‘뱃사람의 노래, 현의 숨결’. 바다를 곁에 둔 당진에 어울리는 곡들을 무대에 올렸다.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촉촉한 물기의 마법’에 대해 말씀드렸다. 공기가 물기를 머금으면 소리의 전파 속도는 빨라지고, 날카로운 고음이 수증기에 흡수되는 대신 저음은 한층 묵직하고 풍성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