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28T15:40:00
경쾌하면서 꾸밈없는 맛
원문 보기이탈리아 피렌체의 뒷골목 식당들은 가게 문을 활짝 열고 거리의 좁은 틈까지 테이블을 펼쳐 놓았다. 식당 몇 군데를 서성거리다가 동전을 던지는 기분으로 한곳에 자리를 잡았다. 옆에는 머리가 길고 늘씬한 여자와 곱슬머리에 마른 남자가 작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그 둘은 곧 이탈리아 생햄이 넓게 깔린 큰 접시 하나를 먼저 받았다. 햄 두어 점을 집어먹을 시간이 지나자 곧 비슷한 크기의 접시 두 개가 또 나왔다. 한국으로 치면 바지락 칼국수 대접만 한 접시 위에 굵은 면발의 파스타가 한가득 있었다. 국물 하나 없이 뻑뻑한 소스를 비벼 낸 파스타는 보기만 해도 목이 메는 기분이 들었다.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포크에 면을 감아올렸고, 생햄은 그대로 테이블 한가운데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