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7-08T15:35:00

[일사일언] ‘이베튤’이냐 ‘준불 베튤’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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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한국과 튀르키예 양국에 혼인신고를 했다. 결혼과 동시에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르는 튀르키예에서 내 성(姓)은 ‘준불’에서 ‘이(Lee)’로 바뀌었다. 혼인 전의 성을 함께 써도 되는데, 그렇지 않아도 긴 이름을 ‘이준불베튤’로 더 늘릴 순 없어 ‘이베튤’이 되기로 했다. 어차피 기존의 성 또한 가부장제의 상징이니 페미니스트로서의 죄책감 따윈 없었다. 다만, 아직 튀르키예 여권을 재발급받지 않아 여권에는 기존 성 그대로 표기되어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법무부에 이름이 바뀌었다는 신고를 할 수가 없었고, 한국에는 아직 ‘준불 베튤’로 등록되어 있다.여권 정보를 바꾼 뒤, 법무부의 절차에 따라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변경하는 일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진짜’는 아마 그다음부터 시작될 것이다. 은행, 통신사뿐 아니라 카톡 같은 기본적인 도구들이 모두 ‘준불 베튤’로 등록되어 있어 어디서부터 어떤 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이미 받은 학위증도 모두 본래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어 아마 학력과 관련된 증명서가 필요할 때마다 추가적인 증빙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이런 것들은 조금 귀찮겠지만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작업의 연속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