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7-28T18:00:00

“놈의 생사여탈권을 許하라”… 영물에서 괴수로 전락한 회색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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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랑이는 다분히 관념적 명칭입니다. 세계 8대 호랑이 중 최대종인 아무르 호랑이는 시베리아·만주·한반도에 분포하는데 그중 한반도에 사는 호랑이만 콕 집어 그리 부르게 된 거죠. 수많은 전설과 민담에 등장하는 영적인 존재이면서도 사람을 직접 해치는 해수(害獸)이기도 한 이 맹수을 두고 한국인은 애증이 교차합니다. 이런 관념적 명칭이 미국의 그리즐리(회색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8대 곰 중 하나이면서 가장 넓은 지역에 분포하는 불곰 중 미국 서부 산악 지역에 사는 종류만 굳이 ‘회색곰’이라고 합니다. 뭔가 으르렁대는 것 같은 ‘그리즐리’라는 어감, 회색이라는 색감에서부터 두려움과 경외감이 투사돼 있는 느낌입니다. 최근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곰의 사람 습격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그리즐리가 다시 한번 두려움의 대상으로 사람 세상 뉴스에 등장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