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6-05T15:30:00

수조 원대 갑부 철학자의 ‘행복론’ [안광복의 주말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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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대 철학자 세네카는 엄청난 부자였다. 가장 많을 때 그의 재산은 3억 세스테르티우스에 달했다고 한다. 이는 군인 수십만 명의 연봉과 맞먹는 액수로, 오늘날로 치면 수조 원대의 자산가였던 셈이다. 사람들은 돈 많은 이들을 부러워한다. 반면, 손가락질하고 미워하기도 한다. 나는 저렇게 되지 못하리라는 데서 오는 좌절감과 질투 탓이리라. 세네카에 대한 로마인들의 감정도 다르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철학자’였다. 늘 돈에 매달리지 말고, 검소하고 담담하게 살아가라고 가르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왜 자신은 이토록 많은 돈을 움켜쥐고 있단 말인가. “입으로만 소박함을 외칠 뿐, 실제 삶은 탐욕에 사로잡힌 여느 사람들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이런 공격에 꽤 시달렸던 세네카는 ‘행복한 삶에 관하여(De Vita Beata)’라는 글에서 부자인 자신에 대한 해명을 길게 늘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