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일본 상징 파괴' 기념비…다카이치 "철거하라"
원문 보기[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에 일본을 상징하는 국화 문장이 새겨진 표석을 소련군 병사가 파괴하는 모습을 담은 대일전승기념비가 세워지면서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5일 X(옛 트위터)에 러시아 측의 기념비 설치를 두고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며 철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문제의 동상은 지난 4일 하바롭스크에서 제막됐다. 동상에는 국화 문장이 새겨진 표석을 소련군 병사가 소총으로 내려쳐 파괴하는 모습이 표현됐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이 기념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대한 소련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설치됐다.다카이치 총리는 국화 문장이 일본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며 이를 파괴하는 모습을 담은 기념비를 설치한 것은 일본 국민의 감정을 고려할 때 받아들일 수 없다 고 비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해당 메시지를 일본어뿐 아니라 러시아어로도 게시했다.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별도 성명을 내고 이번 기념비가 일본과의 관계에 건설적이지 않다 고 지적했다. 그는 국화 문장의 파괴를 표현한 기념비가 일본 국민 정서 측면에서도 용납할 수 없으며 매우 유감스럽다 고 밝혔다.일본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러시아 측에 기념비 설치 중단과 철거를 강력히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현재까지 일본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외무성은 앞으로도 러시아 측에 철거를 계속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이번 논란은 최근 악화된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 4개 섬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영유권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른바 북방영토 가운데 한 섬을 방문하면서 일본 정부가 항의하기도 했다.일본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대립을 이어가고 있으며, 러시아는 일본의 미국·호주와의 군사 협력 확대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