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6-26T15:30:00

땅의 정신 전하는 밀양 영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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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한쪽 구들장에 토종벌이 산다. 두 해를 머물다 작년 가을 훌쩍 떠나버렸다. 그 이전처럼 서운하지 않았다. 또 올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말에 벌들이 돌아왔다. 떠난 벌들이 돌아오는 때를 헤아려 보니 아카시아와 밤꽃 필 무렵이다. 밀원(蜜源)이 풍성해질 때 분봉(分蜂)하면서 옛집을 찾아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벌들에게도 때와 장소가 있다. 터도 때를 탄다. 동네 입구 모정(정자)은 여름 한철 농한기에만 마을 남정네들이 찾는다. 터는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벌과 사람을 부르는 것은 결국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