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25T15:38:00

역사의 비극 그리던 화가, 무청과 열매 한 알을 응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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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녹색과 흰색 물감이 뒤엉켜 화면을 휘감는다. 가까이에서는 거친 붓질과 번진 물감의 흔적뿐이지만 몇 걸음 물러서자 화면 바깥으로 물줄기가 쏟아지고 흰 포말이 터져 나올 듯하다. 요즘의 지긋지긋한 무더위가 잠시 가시는 듯 서늘한 기운이 밀려온다. 작가가 드러낸 건 폭포의 생김새가 아니라, 뜨거운 공기와 차가운 물줄기가 맞부딪치는 한여름의 감각이다. 작품 제목도 ‘폭포’가 아니라 ‘소서(小暑)’와 ‘대서(大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