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시스 2026-05-25T00:00:00

[르포 격전지] "한 번 더 기회를" vs "그래도 민주당"…담양군수 혼전

원문 보기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오∼매. 진짜로 막상막하여∼. 오르락내리락 난리도 아니당께 초여름 길목에 접어든 24일, 담양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만난 70대 택시기사 이모 씨는 손사래를 치며 바닥 민심을 이렇게 전했다. 평화로운 농촌 풍경과 달리 정치적 공기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 팽팽했다.지난해 4월 재선거 이후 1년 2개월 만에 다시 치러지는 담양군수 선거는 단순히 지역의 한 단체장 선출이라는 의미를 넘어선 특별한 상징성을 띠고 있다. 텃밭 맹주 더불어민주당의 안마당에서 전국 유일의 조국혁신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버티고 있는, 말 그대로 상징적 요충지 인 탓이다.캠프 개소식, 출정식, 집중 유세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당 지도부가 대거 내려와 세 과시에 나서는 이유도 손꼽히는 전략지여서다. 전국 1호 단체장 을 수성하느냐, 고토(古土)를 되찾느냐는 놓고 벌이는 양당의 자존심 대결에, 벼랑 끝 각오로 나선 70대 무소속 후보에 대한 동정론까지 얽히며 예측 불허의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공식선거운동 첫 주말, 유동인구가 많은 읍내 중앙시장과 버스터미널, 담양의 관문인 백동교차로 등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각 후보 진영의 로고송과 유세차량으로 활기가 넘쳤다. 멈춰선 담양 경제, 잃어버린 1년, 함께 웃고, 함께 잘사는 진짜 담양을 만들겠습니다. 민주당 박종원 후보는 20∼30명의 선거원들과 함께 주요 교차로에서 군민들에게 연신 절을 올리며 집권당의 세를 과시했다. 휴일을 맞아 종교시설을 두루 방문한 뒤 정청래 대표와 함께 한 오후 집중 유세에선 핵심 공약인 담양 예산 1조 원 시대 를 집중 강조했다.비슷한 시각, 혁신당 정철원 후보는 이른 아침 조기축구 회원들과 만나 눈높이 소통을 하며 지지를 호소한 뒤 부처님오신날을 찾아 용흥사 등 5개 사찰을 돌며 불심 잡기에 나섰다. 읍내 축제현장을 찾아선 젊은층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였다. 정 후보는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열심히 일만 잘하고 싶다 며 진정성에 호소했다.무소속 최화삼 후보 선거 운동원들도 삼삼오오 골목골목을 누비며 게릴라식 선거전을 펼쳤다. 최 후보는 군민들의 애로사항은 속속들이 내 몸 안에 녹아 있다 며 지역경제에 돈이 돌고, 청년들이 머물 수 있도록 여러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겠다 고 강조했다.민심은 요동쳤다. 터미널 앞에서 만난 70대 택시기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수인 혁신당 후보가 앞서가는가 싶더니만, 금새 민주당 후보가 앞질러 달아난다는 소리도 들리고 종잡을 수 없다 고 말했고, 옆에 있던 또 다른 기사는 하루에도 열두 번은 판이 바뀌는 것 같다 며 고개를 저었다.죽녹원 인근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60대 상인은 현직 군수의 바닥 정치 에 후한 점수를 줬다. 1년 남짓 자연부락까지 빠짐없이 다 돌았다더라. 군수가 직접 찾아와 깎듯이 손을 잡아주니, 시골 노인들 입장에선 그 정성이 크게 다가오는 않았겠냐 고 귀띔했다.관방제림 인근 30대 자영업자는 군수가 보궐로 들어와 일한 기간이 짧다 보니 한 번은 더 기회를 줘봐야 하지 않겠냐 는 여론도 있다 고 말했다.농사꾼 이모(53)씨는 그래도 이번엔 힘 있는 여당을 찍어야 하지 않겠냐 고 말했다. 대통령도 시원하게 일을 잘하니 민주당을 찍어야 (담양이) 다른 지역에 뒤처지진 않을 것 아니냐 고도 말했다.봉산면에 사는 40대 직장인은 민주당 경선에 뛰었던 후보들이 단일화로 원팀을 꾸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누가 뭐래도 전남은 민주당 텃밭인데, 이번엔 똘똘 뭉치지 않을까 싶다 고 민주당 우세를 전망했다.전체 유권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선 무소속 후보에 대한 동정론도 컸다.무당층도 적지 않았다. 선거 벽보를 유심히 쳐다보던 한 주민은 누굴 찍을지 아직 못 정했는데 학교는 어딜 나왔고, 생김새도 보고 공약도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주변에도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러 있다 고도 했다.최근 고발과 수사까지 번지고 있는 네거티브 공방엔 격앙된 목소리와 우려가 교차했다. 퇴직 공무원 인 70대 유권자는 맨날 서로 헐뜯고 물어 뜯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고, 후보 이미지에도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누가 되든 솔직히 일만 잘하면 그만이지 라고 말했다.또 다른 유권자는 혁신당 군수든, 민주당 후보든 당선되더라도 나중에 수사 받느라 여기저기 불려 다니는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많다 고 말했다.담양 정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군수는 차명 건설사와 이권 의혹이, 민주당 박 후보는 두차례 도의원 모두 무투표 당선으로 무혈입성한 사실이, 무소속 최 후보는 민주당 탈당 전력이 각각 악재고, 농촌특성상 고령층이 두터워 실버 표심 도 큰 변수 라고 밝혔다.한편 현재 담양군 총인구는 4만4000여 명. 18세 이상 유권자는 4만여 명, 비율로는 90%가 넘는다. 60대 이상 시니어층은 총유권자의 60%대를 차지하고,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의 3배를 웃돈다. 4050 허리층은 20%대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