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쿠바 카스트로 기소 후 3가지 시나리오…체포·교체·붕괴?
원문 보기[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이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공산당 총서기(94)를 전격 기소한 가운데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하면서 쿠바 경제의 기반이었던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을 끊었고, 20일(현지 시간)에는 카스트로 전 총서기를 기소하며 쿠바 체제 흔들기에 나섰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쿠바를 위협하면서 쿠바를 향해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 쿠바를 차지하는 영예를 누릴 수 있다 고 말해 왔다.그는 재집권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자지구 휴전 중재, 이란 문제 해결 등을 공언했지만, 모두 실패하면서 새로운 승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미 법무부의 기소는 1996년 미국 마이애미에 기반을 둔 쿠바 망명 단체 구출의 형제들 (Brothers to the Rescue)이 운영하던 항공기 2대 격추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당시 항공기는 쿠바군에 의해 격추돼 탑승자 4명이 사망했다. 카스트로가 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을 때 일이다.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카스트로 기소를 미 제국의 오만함과 좌절감 을 보여 주는 정치적 술책이라고 맹비난했다.이번 사태 이후 ▲카스트로 전 총서기 체포 및 미국 압송 ▲美 쿠바 정권 교체 시도 ▲ 쿠바 붕괴 등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마두로 방식 …카스트로 전 총서기 체포, 美 압송카스트로가 기소되자 미군이 그를 체포해 미국 법정으로 송환하기 위한 작전을 개시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었다.이런 형태의 작전은 전례가 있다.지난 1월 미군 특수부대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및 무기 밀매 혐의로 체포해 미국 법정에 세우기 위해 뉴욕으로 전격 이송했다.이에 앞서 1989년에는 이보다 규모가 더 큰 저스트 코즈 작전을 통해 수천 명의 미군이 파나마를 침공했고, 당시 지도자였던 마누엘 노리에가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체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유사한 작전을 쿠바에서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다만 일부 공화당 의원은 유사한 작전 전개 필요성을 역설했다.릭 스콧(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어떤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며 마두로에게 일어난 일이 라울 카스트로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고 했다.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카스트로 체포 작전은 가능하지만 그가 고령인 점, 잠재적인 저항 등 수많은 위험과 복잡한 문제가 따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비정부기구(NGO)인 워싱턴 라틴아메리카 사무소 의 지역 전문가인 애덤 아이작슨은 어떤 면에서는 그를 구출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며 그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경비는 삼엄할 것 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쿠바 정권 교체트럼프 대통령이 쿠바 정권 교체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전문가들은 이런 시나리오는 마두로를 축출하고 델시 로드리게스 당시 부통령을 권좌에 앉힌 베네수엘라 사례와 유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다만 미국이 쿠바의 변화를 추진하는 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미국이 밀어주는 새 인물의 지지 기반이 약할 경우 정통성을 갖추지 못해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추진할 경우 미국이 원하지 않은 인물이 지도자로 선출될 수 있다.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0일 영상 메시지에서 경제 활동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쿠바를 미래 모델로 제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을 바라는 쿠바 인사들과 이미 접촉하고 있다고 말해 왔다.그는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쿠바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며, 우리는 대화를 나눌 것 이라고 적었다.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한 과제 중 하나는 쿠바 내부에 눈에 띄는 후계자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라울 카스트로의 손자 라울리토가 잠재적 후계군으로 거론되지만, 쿠바 내 뚜렷한 대안 지도자는 부재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미국 싱크탱크 미주대화기구의 마이클 시프터 선임연구원은 쿠바에는 델시 로드리게스와 같은 인물이 딱히 없는 것 같고, 쿠바의 권력 구조는 베네수엘라와 다르게 작동한다 고 전했다.◆ 쿠바 붕괴 가능성세 번째 시나리오는 쿠바가 현재 직면한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하지 못해 미국에 백기를 드는 것이다. 쿠바에서는 섬 전역에서 매일 수 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하고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백악관 관계자는 최근 미국 매체 액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쿠바는 몰락하는 국가다. 머지않아 쿠바는 몰락할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다 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쿠바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쿠바 정부가 국민을 통제하는 메커니즘은 대체로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시프터 선임연구원은 쿠바 경제와 쿠바라는 국가 및 정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며 쿠바 경제는 붕괴할 수 있고, 실제로 붕괴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는 여전히 기능하고 있으며, 특히 안보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고 말했다.쿠바 정권이 붕괴해 미국으로 향하는 대규모 탈출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아이작슨은 (쿠바) 정권이 붕괴한다면, 지난 수년간 아이티에서 그랬던 것처럼 쿠바 국민 상당수가 탈출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할 것 이라고 말했다.그는 플로리다주가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일부 사람은 멕시코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