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를 나토 밖에 둘 건가"…정상회의서 가입 압박
원문 보기[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무대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받아들여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장기전 속에서 강력한 방위 역량을 입증했다며, 이 정도 역량을 갖춘 우크라이나를 나토 밖에 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영국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 포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여러분께 묻고 싶다. 정말 그렇게 믿느냐”며 “이 정도 방위 능력을 갖춘 나라와 국민을 나토 밖에 두는 것이 옳다고 보느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미 이런 능력을 갖췄고, 우크라이나인들이 이런 방식으로 싸우는 법을 알고 있다면 이 역량이 나토 집단방위에 편입돼 모두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필요한 무기 대부분을 자체 개발해 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유럽이 미국산 패트리엇을 대신할 자체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4년 넘게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전선에서는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가 크게 둔화했고, 우크라이나는 정유시설 등 러시아 본토 깊숙한 경제 목표물까지 타격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나토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군이 지난 6월 하루 평균 3.79㎢를 전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1년 전 진격 속도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군이 매달 3만~3만5000명 규모의 병력 손실을 보고 있다고도 했다.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여전히 쉽지 않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 경우 나토가 핵보유국 러시아와 직접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을 포함한 일부 동맹국은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가입에 소극적이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앙카라의 튀르키예 대통령궁에서 열리는 정상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8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별도 양자회담도 가질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각각 전화해 종전 중재에 다시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 역량이 전쟁을 거치며 크게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드론이 지난 6일 러시아 방공망을 뚫고 국경에서 2700㎞ 떨어진 시베리아 옴스크 정유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그는 “우리는 러시아에 안전한 전략 후방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광대한 영토 덕분에 군수산업 시설을 주변국의 공격 범위 밖에 둘 수 있다고 여겨왔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새 미사일과 드론을 “장거리 타격 기술”이라고 부르며 전쟁 방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를 자랑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의 나라와 국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일”이라고 했다.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대량으로 쓰는 샤헤드 계열 자폭 드론의 요격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설명했다. 순항미사일 대응 능력도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러시아 탄도미사일 대응은 여전히 취약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6일 러시아가 키이우를 향해 탄도미사일 23발을 발사했고 최소 15명이 숨졌다. 패트리엇 요격탄 부족으로 우크라이나군은 이들 탄도미사일을 한 발도 요격하지 못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에 남은 과제는 러시아 탄도미사일에 맞설 강력한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유럽은 자체적으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와 요격미사일 생산 능력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러시아는 미사일과 드론 생산을 계속 늘리고 있다. 나토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가 지난 5월 한 달에만 우크라이나를 향해 드론 8150대와 미사일 211발 등 약 8300개의 공격 수단을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같은 달 러시아를 향해 장거리 드론 1만대를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나토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으로 러시아 정제능력의 약 20%가 타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이 열린 나토 방위산업 행사에서는 500억달러가 넘는 방산 계약도 발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