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6-01T15:42:00

[일사일언]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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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선거 유세용 트럭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지난 며칠 내내 들었다. 이번 우리 동네 출마자가 선택한 곡은 한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곡이었던 ‘질풍가도’다. 운명, 굴하지 않는 용기, 희망 같은 단어와 벅찬 사운드가 어우러져 마치 선거 유세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처럼 현장에 잘 붙는다.아파트 우편함에는 집집마다 배달된 선거 공보물이 혓바닥처럼 길게 삐져나와 꽂혀 있다. 공보물을 들춰 보다 문득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시대’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이 당선되던 해, 나는 서울 변두리 여자 중학교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학생회장 직선제가 처음 도입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