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7-20T15:39:00

[일사일언] 모든 걸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안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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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안경을 썼던 사람에게 안경은 신체의 일부가 된다. 평생 초고도 근시로 살아온 필자는 또래보다 노안의 방문이 늦었다. 아무리 젊고 건강한 피부에 풍성한 머릿결, 탄탄한 몸을 뽐내는 사람도 음식점 메뉴판을 멀찍이 떨어뜨리며 초점을 맞추려고 하거나, 상품 가격표를 볼 때 쓰고 있던 안경을 머리 위로 올리며 눈을 찡그리기 시작하면 확 늙어 보이게 마련이다. 노안은 건강한 눈에 먼저 찾아온다. 그래서 필자는 휴대전화 글자를 ‘매우 작게’로 설정해 두고, 평생 나빴던 시력의 수혜를 지연된 노안으로 보상받는구나 생각했다.하지만 최근 먼 것은 먼 것대로, 가까이 있는 것은 가까이 있는 것대로 안 보이기 시작했다. 책을 볼 때는 괜찮지만 운전하기가 힘들고, 멀리 있는 사람을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한 것이다. 안과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멀리 있는 것과 가까이 있는 것 둘 다 잘 보기는 어려울 겁니다. 아무리 다초점을 해도 한계가 있을 거예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두 종류의 안경을 각각 쓰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