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4-12T15:41:00
[일사일언] “개성, 가난한 예술가의 무기”
원문 보기“경제학에서 미학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물적 조건이 상이하면 상이한 미학이 발생한다는 뜻이고, 더 쉽게 말하자면 가난한 영화에는 특유의 멋진 매력이 따라서 생긴다는 소리입니다. 저예산 영화를 단순히 경제학적 개념으로만 이해하지 말고 독특한 미학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서 대두됩니다. B 감독에게는 스펙터클보다는 인간으로, 기술적 완성미보다는 갈 데까지 가보는 극단성으로 승부를 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게 대두되기 때문이죠.”‘박찬욱의 몽타주’라는 책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영화’를 ‘연극’으로 바꿔도 의미의 변화는 없다. 오히려 가난하기로 치면 연극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제작비 문제가 아니다. 한정된 공간, 제한된 시간 등 근본적 제약, 관건은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있다. 지난주 소극장에서 관람한 극단 하땅세의 ‘모비딕 크루즈’는 그 전범을 보이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