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5-11T15:42:00
[일사일언] 목적지를 안다면 견딜만하다
원문 보기대중교통으로 출근할 때 버거운 것 중 하나는 이도 저도 아닌 날씨를 만날 때다. 아주 덥거나 추운 날은 차라리 낫다. 모두 같은 방향으로 온도를 느끼고 대비한다. 그런데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이도 저도 아닌’ 날씨는 난감하다.지하철 문이 열리고 몸을 밀어 넣는 순간 맞닥뜨리는 공기를 들이마시는 사이, 하루의 컨디션이 정해진다. 밖은 분명 선선했는데 열차 안은 예상치 못한 열기로 가득할 때가 있다. 누군가 춥다며 기관사에게 민원을 넣었으리라 짐작하며 손부채질을 해본다. 어떤 날은 오싹하게 춥다. 더 걸쳐 입을 것이 없을 때는 가방을 몸 쪽으로 밀착해 한기를 막아보기도 한다. 휴대폰조차 못 꺼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이 내뿜는 체온, 덜 마른 옷에서 올라오는 냄새와 화장품 향기까지 뒤섞여 있는 ‘출근길의 온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