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17T15:40:00
[일사일언] 그날의 사랑은 옳았을까
원문 보기‘어떻게 해야 했을까?’ 해야 했을 일을 하지 못했거나, 하지 말았어야 했을 일을 해버린 모든 순간에 대한 후회와 자책, 미련이 매달린 문장이다. 상담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이기도 하다. 때로 이 문장에 들러붙은 감정과 생각은 누군가의 평생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매어두는 가혹한 형벌로 작용한다.이 문장은 최근 대작들이 쏟아지는 여름 극장가에서 입소문만으로 조금씩 상영관을 넓혀가고 있는 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영화는 조현병 증상을 보이는 누나와, 그런 딸을 병원 대신 집에서 돌본 부모의 기록을 담고 있다. 다만 ‘돌봤다’는 표현은 철저히 부모의 시선일 뿐이다. 누군가의 눈에는 적절한 치료를 막은 ‘감금’으로 보일 법한 장면들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부모는 의학과 약리학을 전공한 대학 교수였고, 누나 역시 의대에 진학했던 수재였다. 그리고 이를 기록한 이가 막내아들이자 영화감독이며 그 세월이 무려 20년에 달한다는 사실이 더해져 서사는 한없이 무거워진다. 소위 ‘알 만한 부모’가 자식의 정신 질환을 끝내 숨기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방임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상담 현장에서도 결코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