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뉴시스 2026-03-27T01:10:21

"재고 바닥나면 끝" 중동 전쟁에 대만 '비닐봉지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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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망을 강타하며 대만 전역에 비닐봉지 수급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수급 불안을 틈탄 유통업체들의 매석 행위까지 겹치며 민생 경제가 큰 혼란에 빠졌다.26일 중국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남부 가오슝 지역을 중심으로 비닐봉지 가격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가오슝 난쯔구와 메이눙에서는 비닐봉지 한 묶음(10개입) 가격이 불과 이틀 만에 160대만달러(약 7,500원)에서 300대만달러(약 1만 4,000원)로 90% 가까이 폭등했다.이외에 빨대, 염화비닐수지(PVC) 수도관 등 주요 원자재 및 관련 제품 가격도 최소 20~30% 올랐다. 석유화학 원료 대란으로 공급 물량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현장에서는 재고가 떨어지면 더 이상 팔 물건이 없다 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지난 21일 타이난에서 생활용품과 철물을 판매하는 천은진은 지난주부터 비닐봉지 가격을 한 번에 5대만달러(약 210원)씩 인상했다 며 과거 인상폭이 0.5~1대만달러(약 20~40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이례적인 폭등 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공급업체로부터 테이프, 장갑, 옷걸이, 쓰레기봉투 등의 수급이 끊길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고 덧붙였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닐봉지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며 매장 곳곳에는 재고 소진 시 판매 종료 라는 안내문이 내걸렸다.서민 경제의 핵심인 외식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타이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왕소화는 전쟁 여파로 포장재 원가 감당이 안 돼 50대만달러(약 2100원) 미만 결제 시에는 비닐봉지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며 손님들에게 장바구니 지참을 당부하는 실정이다.사태가 심각해지자 대만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추추후이 대만 경제부 산업발전서장은 일부 중간 유통업체들이 가격 상승을 노리고 고의로 출하를 늦추거나 가격을 조작하는 정황을 파악했다 고 밝혔다. 당국은 경찰 및 공정거래위원회와 합동으로 매장과 창고를 점검하며 적발 시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동시에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해 주요 석유화학 기업의 해외 수출을 일시 중단하고 국내 생산 물량을 최우선으로 배정하는 강수를 뒀다. 궁밍신 대만 경제부장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 평소보다 두 배 비싼 가격으로 액화천연가스 물량을 추가 확보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건축 자재, 자동차 부품 등 플라스틱을 소재로 하는 산업 전반의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