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3-17T15:43:00
[일사일언] 이슬람 금식 기간을 통해 배운 것들
원문 보기라마단이 끝났다. 튀르키예를 포함한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모든 신자가 한 달간 금식 기간을 가졌다.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물을 포함해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일몰과 동시에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한다. 해가 뜨기 시작하는 새벽부터 다시 금식이 시작되는데, 새벽 4~5시에 일어나 낮 동안의 배고픔에 대비해 식사하는 것도 라마단의 주요 관습이다. 달의 주기에 따라 30일가량 이런 단식을 반복한다.튀르키예에서 라마단을 보내면 재밌는 일이 많다. 일몰에 하는 저녁 식사를 ‘이프타르(Iftar)’라고 하는데,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지자체 혹은 그 지역의 유지가 제공하는 이프타르를 먹기도 한다. 풍요의 상징인 라마단 달에는 베풀고 나누는 것이 어느 때보다 장려된다. 주변의 가난한 이들을 보살피는 손길이 많아져 도시 곳곳에서 따뜻함이 풍긴다. 배가 고파서 예민해질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치 모두가 느긋하게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가 된다. 새벽 식사인 ‘사후르(Sahur)’도 마찬가지다. 까만 새벽을 뚫고 하나둘 집집마다 불이 켜진다. 때아닌 밥 짓는 냄새에 조용하던 동네가 다시 꿈틀거린다. 그 차가운 새벽 공기의 이상한 따뜻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