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13T15:45:00
원고 챗GPT, 피고 제미나이? AI가 쓴 서류에 애먹는 판사들
원문 보기최근 한 지방법원 민사재판부 판사는 황당한 소장(訴狀)을 발견했다. 빌린 돈을 갚으라고 낸 소송인데 핵심 주장을 담은 부분에 ‘Gemini(제미나이)에 따르면’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생성형 AI(인공지능)로 소장을 만들면서 미처 지우지 않은 것이었다. 판사들은 요즘 생성형 AI로 만든 소송 서류들 때문에 애를 먹는다고 말한다. 변호사 없이 나홀로 소송을 하는 사람들이 AI 도움을 받아 수십 쪽씩 서면을 만들어 제출하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서류들이 적잖다는 것이다. 한 부장판사는 “나중에 물어보면 서면을 낸 당사자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소장이 이런 의미가 맞냐’ ‘이런 취지로 답변서를 낸 게 맞냐’ 같은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아 다시 정리하는 데만 며칠씩 걸린다”고 했다. 이 부장판사는 “마치 원고 ‘챗GPT’, 피고 ‘제미나이’를 두고 재판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