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자란 미스 필리핀 우승자…현지서 '정체성 논란' 일어
원문 보기[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인생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필리핀계 미국인이 새로운 미스 유니버스 필리핀 으로 선정되면서 현지에서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열린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비아 밀란-윈도스키(23)는 오는 11월 세계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필리핀 대표로 출전한다. 하지만 우승 직후 현지에서는 그가 미국 위스콘신에서 자라 필리핀 문화와 언어에 서툴다는 점을 들어 진정한 필리핀 대표가 맞느냐 는 비판이 나왔다.밀란-윈도스키는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에서 역사와 국제 관계학을 전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돋보이는 지적 답변으로 주목을 끌었다. 그는 결선에서 시민들의 불만에도 필리핀을 대표할 가치가 있는가 라는 질문에 미국에서 자라면서도 나를 필리핀인으로 먼저 인식했다 며 필리핀 국민이 생존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되도록 국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고 답해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그럼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가 과거 다른 미인 대회에서 미국 대표로 출전했던 이력을 언급하며 본토 필리핀인들이 이용당했다며, 결국 외국인이 우승한 셈 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당선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필리핀으로 온 것 아니냐 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논란이 확산하자 밀란-윈도스키는 지난 7일 한 토크쇼에 출연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는 태생적 이중 국적자임을 밝히며 미국과 필리핀 양쪽 모두에서 이방인으로 여겨졌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고 고백했다. 이어 내가 필리핀을 집으로 선택했듯이, 이번 우승을 통해 필리핀이 마침내 나를 선택해 준 기분 이라며 소감을 밝혔다.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필리핀 내 정체성에 대한 해묵은 논쟁을 재점화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진 나베라 강사는 고국에 거주해야만 필리핀인이라는 생각은 다소 폐쇄적 이라며 중요한 것은 공유된 가치와 국가를 대표하는 헌신 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