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6-29T15:42:00

[일사일언] 할머니의 ‘마음 속 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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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시간이 임박한 카페에 한 할머니가 우아하게 들어오면서 말씀하셨다. “내가 배가 좀 고파서 뭘 먹어야겠는데….” 카페에 앉아 있던 모든 고객은 그분이 현재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매장 반납 정리대 휴지통의 입구는 막혔고, 직원 한 명은 테이블과 의자를 정리하기 시작한 때였다. 사람들도 덩달아 노트북을 두드리며 방전된 집중력을 마지막으로 끌어올리는 중이었다. 나 역시 퇴장 시간이 다 되어 쫓기는 듯한 긴장감이 느껴지자 업무 효율이 극대화되고 있었다.할머니는 몇 개 남지 않은 샌드위치를 바라보며 묻기 시작했다. “언니야, 여긴 뭐가 들어 있어? 이건 너무 헤비할 것 같고….” 카페에 앉아 있던 모든 고객이 이번에는 할머니의 샌드위치 취향을 알아버렸다. 점원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친절하게 샌드위치 속 내용물을 설명했다. 결국 할머니는 베이글 하나를 선택하셨다. 점원이 “잼이나 크림치즈 필요하신가요?”라고 물었다. 베이글 구매 시의 응대 매뉴얼 같았다. 할머니는 “난 그거 못 먹어. 내가 당뇨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