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5-29T18:00:00

하루 274명… 1억 내고 구입하는 ‘에베레스트 정복’의 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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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에베레스트 정상에는 이상한 장관이 펼쳐졌다. 하루 동안 274명이 세계 최고봉에 올랐다. 인류 등반사에서 보기 어려운 숫자였다. 기록만 놓고 보면 산악사의 축제였다. 그러나 그 숫자 뒤에는 오늘의 에베레스트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불편한 풍경이 숨어 있었다. 산은 그대로인데, 산을 오르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예전 에베레스트 원정은 탐험에 가까웠다. 길을 찾고, 짐을 나르고, 날씨를 읽고, 자신의 몸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해야 했다. 정상이 목적이었지만, 정상에 이르는 과정 자체가 등반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길은 미리 깔리고, 로프는 설치되며, 산소가 공급된다. 캠프와 식사, 셰르파 배치까지 상품 구성표 안에 들어간다. 에베레스트는 더 이상 소수 산악인의 고독한 전장이 아니라, 거대한 고산 관광 산업 무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