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5-04T15:43:00

[일사일언] 주인 잃은 ‘개업 축하’ 화분들 다시 살아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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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 가까이 카페 거리가 있다. 1기 신도시인데다 주변에 대기업이 즐비해 입지가 꽤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50m 남짓한 짧은 거리에 카페와 베이커리, 음식점, 옷 가게와 미용실이 예쁘게 마주하고 있다. 요즘처럼 저녁 바람이 부드럽고 선선할 때면, 가게마다 밖으로 내놓은 테이블에 손님들이 뒤섞여 앉아 있어 어느 가게 손님인지 헷갈린다. 그러나 일 년 중 이런 시기는 3~4개월 남짓이다.하루에도 몇 번씩 이 길을 통과하다 보면, 개업과 폐업을 수없이 목격한다. 신속한 결단으로 6개월도 채우지 않고 떠난 가게도 있고, 2~3년 잘 버틴다 생각했던 가게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숨 쉬듯 돈만 세라’는 문구가 적힌 리본이 펄럭이는 개업 축하 화분에 둘러싸여 야심 차게 문을 연 가게 앞을 지날 때면, 나도 모르게 ‘저 집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들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