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16T15:37:00

[일사일언] ‘온라인 숨바꼭질’에 빠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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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 너무 잘 숨어 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기가 막힌 곳에 숨어 아무도 못 찾을 거라고 기뻐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찾으러 오는 이가 없었다. 한참 지나 나가 보니 모두들 저녁 먹으러 집으로 가버린 뒤였다. 숨바꼭질의 재미는 적당히 숨어 있다가 들킬까 말까 마음 졸이는 재미에 있다는 걸 그때 어렴풋이 깨달았다.요즘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작 게임 ‘메챠 카멜레온’은 어린 시절 숨바꼭질 놀이와 비슷하다. 술래팀(Seeker)과 숨는팀(Hider)으로 나뉘어 참여하는데 그냥 숨는 것이 아니라, 새하얀 몸을 가진 캐릭터 위에 배경 색과 비슷하게 카멜레온처럼 색을 칠해 숨는다. 마치 풍경의 일부인 것처럼 숨어야 승산이 높다. 장당 5.99달러에 나온 이 게임이 출시 보름 만에 거의 1000만장이나 팔리며 큰 히트를 쳤다. 한 번에 수십만 명이 접속해 온라인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 아무도 오지 않을 구석에 처박혀 숨어 있기만 해선 큰 점수를 얻지 못한다. 술래가 지나다니는 자리에 뻔뻔하게 숨어, 정성껏 칠한 몸이 발각되지 않아야 점수가 오른다. 그러다 발각되는 순간엔 다 함께 웃음이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