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트럼프, 독립기관 인사 해임 가능"…연준 쿡은 직 유지(종합)
원문 보기[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2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해임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별도 사건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 등 독립기관 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권을 폭넓게 인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반 승리 를 가져다줬다.◆쿡 이사, 해임 소송 기간 직위 유지… 절차 보장해야 액시오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5대 4 판결로 쿡 이사가 해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대법원은 대통령은 쿡 이사가 법률에 따라 보장받아야 할 절차적 보호를 제공하지 않았다 며 쿡 이사는 문제가 된 증거에 대한 설명과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수단, 답변 시한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었다 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의회가 대통령의 이사 해임 권한을 제한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바로 통화 정책의 독립성 때문 이라며 정부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대통령은 사전 통지나 사법 견제 없이 언제든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임명한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 과정에서 사기를 저질렀다며 해임을 발표했다. 대통령이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쿡 이사는 무효 소송을 제기하며 즉각 반발했다. 해임이 법률상 요구되는 정당한 사유에 근거하지 않았고, 해임 전 적법한 절차도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이번 판결은 해임의 적법성이 최종 판단될 때까지, 쿡 이사가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하급심 결정을 사실상 확정한 성격이 크다.액시오스는 대법원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전면적으로 옹호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면서도 판결 범위가 상당히 좁아 향후 법적 근거를 신중히 설계할 수 있다면 대통령은 연준 이사를 해임할 재량권을 갖게 된다 고 분석했다.쿡 이사는 성명을 통해 제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미국 국민에게 최선인 방향만을 고려해 금리를 결정했기 때문에, 조작된 구실로 저를 해임하려 했다 며 판결에 감사드린다 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판결은 절차상의 문제 때문 이라며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미국 복지를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즉각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하급심 판결 뒤집고… 대통령, 해임권 폭넓어 대법원은 이날 백악관이 독립기관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별도의 판결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추천 인사인 레베카 슬로터 연방거래위원(FTC) 위원을 해임한 것에 대해 6대 3 판결로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는 하급심 판결을 뒤집은 데다가, FTC 등 독립기관 인사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임할 수 없도록 한 1935년 험프리스 판례 를 사실상 폐기한 결정이다.대법원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는 하급자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될 수 있다 며 그래야만 그들이 대통령에게 책임을 지게 되고, 대통령 역시 국민에게 책임을 질 수 있다 고 설명했다. NYT는 대통령은 이제 증권거래위원회(SEC),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 여러 기관의 수장을 쉽게 해임할 수 있게 됐다 며 독립 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통제권이 강화되면서 정부 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고 짚었다.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큰 승리 라며 지금처럼 대통령의 권한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대통령의 권한을 크게 강화할 것 이라고 환영했다.다만 일각에서는 독립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진보 성향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등은 반대 의견에서 영국 왕실조차 갖지 못한 권한 이라며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슬로터 전 위원도 부패를 조장하는 지름길 이라며 결국 서민 가정이 대가를 치를 것 이라고 경고했다. 대법원이 연준에 대해서는 독특한 역할 을 강조하며 이번 판단이 중앙은행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독립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이상 장기적으로는 연준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