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12T18:00:00
빚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 떠안을 뿐… 250조원 내고 얻은 교훈
원문 보기미국 정치에서도 ‘빚 탕감’은 강력한 선거 구호다. 대표적인 것이 학자금 대출이다. 민주당 정부는 대규모 학자금 부채 경감을 추진해 왔고, 공화당은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이나 이미 빚을 갚은 사람이 왜 다른 사람의 대출까지 부담해야 하느냐”고 반박해 왔다. 미국인이 모두 ‘자기가 진 빚은 반드시 자기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학자금 대출 탕감에 대한 민주·공화 양당 지지층의 생각은 상당히 다르다. 다만 빚을 아예 지워주는 것과, 갚을 수 있도록 상환 조건을 바꿔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받아들여진다.미국 금융 제도에는 오래전부터 이런 구분이 존재한다. 소득이 줄어들면 월 상환액을 낮춰주고,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빠지면 상환을 미뤄주고, 주택 대출의 경우에는 만기를 늘리거나 금리를 조정한다. 목적은 채무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채무자가 파산하지 않고 다시 돈을 갚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원칙이 가장 극적으로 시험받은 것이 2008년 금융 위기였다. 그 중심에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