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3-27T15:40:00

봄, 시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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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3월, 나는 동네에서 유일하게 유치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였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다달이 내야 하는 원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잔병을 달고 사는 허약 체질이기는 했어도 단체 생활을 못 할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 것도 아니었다. 낯선 환경의 두려움 탓이었으리라. 오래전 일이라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는 유치원에 입학한 날부터 쉴 새 없이 울었다. 물도 밥도 먹지 않았고 혼내며 달래며 어르며 어렵게 먹여도 이내 게워내기 일쑤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