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6-10T15:44:00
[일사일언] 인간이 써야 할 소설
원문 보기요즘 소설을 집필하거나 구상하다 보면 인공지능이 자꾸 등장하게 된다. 의도적일 때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인물의 직업과 생활 패턴, 사고방식 등을 생각했을 때 인공지능을 쓰지 않는 게 이상한 상황이 생긴다. 개연성을 위해 집어넣자니 조금 튀는 것 같고, 때로는 다른 소재와 서사를 잡아먹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느껴진다. 고대 그리스 연극의 결말에서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던 그 기계 장치의 신적 존재 말이다.현대인들은 이 기계 장치의 등장으로 경계인의 감정을 느끼는 듯하다. 인공지능의 위협에 일자리를 빼앗기거나 지배당할 것 같은 불안감이 팽배하면서도, 반대로 인공지능에서 파생되는 직간접적인 수혜가 찬란히 펼쳐질 것 같기도 하다. 미래라는 추상적인 시공간에는 불안과 희망, 낙관과 비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이분법만이 존재한다. 그곳에 중도나 스펙트럼, 다양성의 자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