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4-06T15:41:00
[일사일언] 도덕적 구호는 그만, 고통에 응답하라
원문 보기중앙심리부검센터 부센터장을 그만두고도 여전히 관련 기사를 검색한다. 그러다 최근 눈을 의심케 하는 생경한 단어 조합을 발견했다. ‘천명수호처’와 ‘생명대사’. 국무총리 옆에 나란히 앉은 래퍼 매드클라운과 NCT 도영의 사진도 있다. 매드클라운은 곡 ‘죽지 마’를 통해 청춘들에게 큰 위로를 줬다. 그 선한 영향력을 빌려보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이해하나, 그들이 내건 명칭 앞에 말문이 막혔다.한국 사회는 ‘자살’이라는 단어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한다. 자살 예방은 ‘생명 존중’으로, 예방 활동은 ‘지킴이’라고 에두른다. 하지만 자살 예방을 생명 존중이라는 도덕적 언어로 치환하는 순간, 국가와 사회의 책임은 희석된다. 생명을 존중하지 않아서 죽는 것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갈 조건이 파괴되었기에 죽음을 강요당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