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8-28T15:20:00
[사설] 전당대회 싸움엔 거침없더니 국민 삶 챙길 때는 몸 사려
원문 보기청와대와 노동부가 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인 ‘노동쟁의 대상 기준’을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 지침 보완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법 개정이 안 되면 대통령령이나 시행 규칙을 통해 쟁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겠다던 기존 방침에서 후퇴한 것이다. 시행령 개정에 3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즉시 적용 가능한 지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행정 지침은 노사 분규 발생 시 민·형사 재판에서 법원을 강제할 사법적 효력이 없다. 산업 현장의 혼란을 방치한 채 강성 노동계의 반발과 소송 부담을 의식해 물러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번 사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던 과제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를 겨냥해 “영업이익 배분은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대통령령이나 시행 규칙 마련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이어 8월에도 거듭 하위 법령 검토를 촉구했고, 모법의 위임 조항 부재를 이유로 난색을 표한 노동부 장관에게 “위임 규정이 없다고 못 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박까지 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택한 것은 법적 힘이 없는 지침 보완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