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4-08T15:47:00

“주변에 평범한 어른만 있었어도…” 소년범들과 산책하는 법원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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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파란색 손수건을 목에 두른 10대 소녀 10여 명이 도착했다. 창원지법 판사들과 재판연구원, 직원 10여 명이 반갑게 아이들을 맞았다. 이들은 평범한 사춘기 아이들처럼 보이지만, 창원지법 소년재판부에서 1호 처분을 받은 소년범들. 법원이 소년범에게 내리는 가장 경미한 1호 처분(1~10호)을 받아 소년원이 아닌 집에서 지낼 수 있는데도 부모의 방치 등으로 갈 곳이 없어 청소년보호시설에 지내는 아이들이다.이날 모임은 창원지법이 관할 보호시설 6곳을 돌아가며 매년 2차례씩 여는 ‘걷기 학교’. 판사 등 법원 사람들이 ‘멘토’가 되고, 아이들이 ‘멘티’가 돼 반나절을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2023년 창원지법 소년재판부 류기인 부장판사가 소년범들에게 ‘평범한 어른’을 경험하게 해주자는 생각에 홀로 시작한 일인데, 지금은 법원이 예산도 지원해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법원 식구들도 늘었다. 참여한 아이도 300명이 넘는다. 작년 2월 부임한 이영훈 법원장도 벌써 세 번이나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