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4-22T15:53:00

AI에 일 시키고 쪽잠 자며 감독… 실리콘밸리 ’24시간 무한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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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실리콘밸리 빅테크에서 일하는 한국인 박사급 인공지능(AI) 모델 연구원 박모(37)씨는 요즘 한밤중에도 2시간마다 일어나 컴퓨터 모니터를 확인한다. 이전에는 자정 정도까지 일하다 AI에 일을 맡겨놓고 잠들었는데, 이젠 중간 결과를 수시로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류가 나거나 메모리에 과부하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박씨는 “이전처럼 온종일 컴퓨터를 부여잡고 키보드 두드리는 일은 줄었지만, 24시간 내내 일하는 느낌”이라고 했다.실리콘밸리에서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동료이자 대리자·관리자, 구조 조정의 명분이라는 복합적 역할을 하면서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 ‘8시간 집중 근무’가 하루 24시간, 주 7일 ‘무한 근무’(Infinite Workday) 형태로 바뀌고, AI 기술을 통한 직원 감시, 고립되는 업무 환경 탓에 일터는 점점 삭막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시대 자율성 극대화나 복지, 여유, 유연, 웰빙 같은 단어는 사라졌고, 계속되는 해고와 격변하는 기술 따라잡기에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