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5-24T18:00:00

지옥철 9호선에서 배운 리더십: 밀어붙이지 말고 흐름을 설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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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를 타본 사람이라면 안다. 출퇴근 시간 9호선은 단순히 사람이 많은 정도가 아니다. 몸을 돌리기도 어렵고, 잠시 균형을 잃으면 순식간에 사람 흐름에 휩쓸릴 수 있기에 늘 긴장해야 한다. 목적지가 다가오면 적극적으로 내리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출구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 디딜 틈도 없이 좁은 공간에서 몇 정거장을 더 가게 될 수도 있다. 이 극단적으로 붐비는 공간은 우리 직장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팀장이 되면 몸에 괜히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를 더 내고, 빠르게 방향을 제시하고, 더 자주 확인하고 개입할수록 일이 잘 굴러갈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구성원들은 마치 출퇴근 시간대 9호선 열차처럼 모두가 일정에 쫓기고, 메일과 메신저의 알림에 시달리며, 각자의 이해관계와 우선순위로 가득 차 있다. 이런 공간에서 자칫 힘으로만 세게 밀면, 전체 균형이 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필요 이상으로 방어적이 되거나 지쳐서 침묵하는 팀원이 나오기도 한다. 다 같이 잘 해보자는 의도였는데, 팀의 피로가 커지고 빨리 내릴 곳 만을 기다리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