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뉴시스 2026-03-22T03:42:32

"가짜 명품부터 참회록까지"… 중국 MZ 사로잡은 ‘사이버 고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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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익명으로 죄책감과 고민을 털어놓는 이른바 사이버 고해실 이 확산하고 있다.2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SNS에는 텅 빈 방 사진을 배경으로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는 게시물이 유행하고 있다. 관련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 5000만 회를 기록하며 빠르게 퍼지는 추세다.고해 내용은 다양하다. 허영심 때문에 가짜 명품 가방을 샀다 는 사연부터 기숙사에서 냄새나는 음식인 뤄쓰펀 을 사흘 연속 먹어 룸메이트를 울렸다 는 일상적인 고백이 이어진다. 반면 어머니 사망 보험금으로 도박 빚을 갚았다 거나 어린 시절 실수로 길고양이를 죽게 했다 는 무거운 참회록도 적지 않다.이러한 열풍은 현실 세계의 사회적 비용 을 감당하기 힘든 청년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에게 속내를 드러냈을 때 겪게 될 수치심이나 비난을 피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맞물린 것이다. 특히 MBTI나 별자리 등 MZ세대의 관심사와 결합해 자신의 어두운 면 을 성찰하는 틈새 커뮤니티로 진화하며 인기를 더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오프라인 관계에서 오는 사회적 위험을 피하고자 온라인으로 숨어든다고 분석한다. 상하이 복단대학교 등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청년의 13.5%는 부모보다 AI 챗봇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다 리제 장쑤성 사회과학원 부연구원은 일부 이용자들이 고백을 통해 불법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고 지적했다. 왕샤오레이 난징사범대 교수는 가상 공간에 대한 의존이 커질수록 실제 대면 관계가 더욱 약화될 위험이 있다 고 강조했다.국내에서도 비대면 소통 선호 현상은 뚜렷하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심리적 어려움 발생 시 전문 상담사(56%) 대신 AI 상담 서비스(40%)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익명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뒷받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