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힘 정상적으로 잘 쓰면 쿠팡과 경쟁도 가능해"[인터뷰]
원문 보기[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이건 개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이광범 농협개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 컨퍼런스룸에서 뉴시스와 만나 농협 개혁 논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부와 국회, 언론의 전방위 압박 속에서 촉발된 논의지만 외부에 떠밀린 대응이 아니라 내부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위기감이 만든 자체 개혁 이라는 점을 강조했다.26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농협개혁위원회는 전날(25일) 회장 출마 시 조합장직 사퇴 의무화, 독립이사제 도입, 경제지주 구조 개편 등 선거·지배구조·경제사업 전반을 손질하는 13개 개혁과제를 담은 권고안을 발표했다.이 위원장은 법무법인 LKB 대표변호사로,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사건 1~3심 변론을 맡아 무죄 판결을 이끌어 냈다. 또 해당 로펌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건 등 주요 정치 사건을 맡아온 바 있다.판사 출신인 그는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 송두환 전 국가인권위원장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전 탄핵심판 사건의 국회 소추위원 대리인단 대표를 맡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불법매입 의혹 수사를 진행한 특별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그는 회장부터 임직원까지 여러 사건이 이어지면서 농협 전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컸다 며 정부, 국회, 언론, 시민단체까지 전방위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조직이 아니다 고 말했다.이번 개혁의 성격에 대해서는 선제적 자구책 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외부에서 바꾸라고 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무엇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고민한 결과 라며 권고안은 어디에 건의하는 문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바꾸겠다 는 선언 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그동안 농협 개혁은 특정 사안이나 인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조직 전체를 놓고 제도와 구조를 바꾸는 첫 시도 라며 누가 회장이 되든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 이라고 말했다.선거제 개편을 두고는 위원회 내부에서도 격론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조합장 직선제 유지부터 전 조합원 직선제, 이사회 호선제까지 다양한 안이 논의됐다 며 결론을 하나로 정리하기 어려울 만큼 쟁점이 크다 고 했다.다만 직선제의 경우 강력한 규제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돈을 쓰는 순간 바로 퇴출되는 수준의 강한 통제가 없다면 직선제는 실패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개혁 방식에 대해서는 속도와 절차 를 동시에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입법을 기다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국회와 정부 논의에 맞춰 추진해야 한다 고 했다.이어 개혁은 하루아침에 끝나는 혁명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과정 이라며 적법한 절차와 투명성을 지키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농협의 잠재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농협은 금융과 유통을 합치면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조직 중 하나 라며 지금 문제는 힘이 없는 게 아니라 그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 데 있다 고 진단했다.그러면서 유통망만 제대로 살리면 쿠팡과 경쟁도 충분히 가능하다 며 조직의 힘을 정상적인 방향으로만 쓰면 충분히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고 언급했다.이 위원장은 끝으로 정부나 국회와 맞서는 것이 아니라 더 빨리, 더 먼저 바꾸겠다는 것 이라며 입법이 이뤄지면 그에 맞춰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