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뉴시스 2026-05-23T19:00:00

"구조까지 22분"…美에스컬레이터 사망 사고 '늑장 대응'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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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미국 보스턴의 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 40대 가장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행인들이 그를 외면한 채 지나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16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27일 오전 5시께 매사추세츠만 교통공사(MBTA)가 운영하는 서머빌 데이비스역에서 스티븐 맥클러스키(40)가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졌다.공개된 57분 분량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맥클러스키의 옷이 작동 중인 에스컬레이터 틈새에 끼이면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는 긴박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 행인이 다가와 잠시 도와주려 했으나 이내 자리를 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맥클러스키는 한쪽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움직임을 멈췄다.충격적인 것은 이후 상황이었다. 맥클러스키가 쓰러져 있는 동안 약 12명의 승객이 그를 지나쳐 갔다. 일부는 흘깃 쳐다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를 아예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시한 채 갈 길을 갔다.결국 한 행인이 911에 신고를 접수하기까지는 무려 18분이 걸렸다. 신고가 접수된 지 몇 분 후 교통 당국 직원이 현장에 도착해 에스컬레이터 비상정지 버튼을 눌렀다. 직원이 맥클러스키에게 최초로 접근해 조치를 취하기까지는 사고 발생 후 22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교통 당국의 대응이 지나치게 늦었다고 지적했다. 40년 경력의 에스컬레이터 인프라 전문가 로버트 코튼은 대응 시간이 너무 길었다 며 대중교통 기관은 승객에게 최고 수준의 안전 주의 의무를 지는 공공 운송업자다. 누군가 상황을 인지했다면 즉각 조치했어야 했다 고 MBTA 측의 과실을 비판했다.서머빌 소방서의 보고서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맥클러스키는 이미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 그의 옷이 에스컬레이터 안으로 강하게 빨려 들어가면서 목을 심하게 압박하고 있었고, 등 부위의 피부 조직까지 기계에 끼인 상태였다.구조대원들이 약 30분 만에 그를 기계에서 빼내면서 심장 박동이 일시적으로 돌아왔으나, 병원으로 이송된 후 혼수 상태에 빠졌고 결국 사고 10일 만에 숨을 거두었다.목수로서 개인 사업을 운영해 온 맥클러스키의 부고에는 고인의 따뜻했던 성품이 그대로 담겨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유족들은 부고를 통해 그는 뚝심 있고 유머 감각이 뛰어났으며 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라며 사람들과 몇 시간씩 이야기 나누며 고민을 들어주고, 주변에 해결해야 할 문제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언제나 가장 먼저 손을 내밀던 든든한 존재였다 고 회고했다.비판이 일자 MBTA 측은 서면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끔찍한 사고 라고 표현하며 누구나 빨간색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 에스컬레이터를 멈출 수 있다. MBTA 직원들은 모든 비상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시민을 돕고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 해명했다.그러나 유족들은 교통 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맥클러스키의 누나인 섀넌 플래허티는 공공장소에서 내 동생이 보호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어머니 메리 플래허티 역시 눈물을 흘리며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고, 아무도 멈춰 서서 도와주지 않았다 며 단 한 명이라도 시간을 내어 아들을 도와줬다면 오늘 여기에 살아 있었을 것 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ong@newsis.com